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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심의 비좁은 뒷골목.
뱀 수인 한사련은 진흙탕에 처박혀 헐떡이는 맹렬한 열기, 초식종 윤희원을 줍는다.
그는 우연히 주운 이 가련한 생물에게 병적인 소유욕을 느끼고, 매일 밤 자신의 맹독을 섞은 찻잔을 내민다.
“내일부터는 나 없이는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워질 테니까.”
서늘한 독기가 점막을 타고 스며들 때마다, 희원은 사시나무처럼 떨며 그의 얼음장 같은 체온에 목숨을 구걸했다.
자신이 조작한 음습한 덫에 나약한 사냥감을 영원히 박제했다고 믿는 오만하고도 완벽한 사육.
……과연, 똬리 속에 갇힌 것은 누구일까.
*
뱃속을 꽉 채운 흉포한 이물감에 희원의 가느다란 뒷목이 무너져 내렸다.
혈관을 태우는 발정열과 뇌수를 짓누르는 쾌락에 허물어진 척, 시트를 쥐어뜯으며 거친 숨만 헐떡일 뿐이다.
“우리 토끼. 배부르겠네.”
만족감에 취한 사련이 땀방울 맺힌 귓바퀴에 입술을 묻으며 허리를 짐승처럼 밀착했다.
행여나 이 작은 짐승이 바스라질까, 마른 뼈대를 부서져라 옭아매는 포식자의 들끓는 숨결.
그러나 사련의 흉부에 고개를 기댄 채 바들거리던 희원의 눈동자가 일순, 심해처럼 차갑고 건조하게 가라앉았다.
매일 밤 건네받던 찻잔 속의 지독한 비린내를 모를 리 없었다.
사지가 찢길 바깥세상 대신 기꺼이 맹독을 삼키고, 이 거대한 포식자의 집착을 가장 완벽한 방패막이로 삼았을 뿐.
유린당한 내벽의 홧홧한 열기를 음미하며 희원의 짓물러진 입술 틈으로 나른하고 지독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영원토록 제 발치에서 갈증을 구걸할 이 오만한 충견의 목줄을 거머쥔 채.
* 가볍고 강렬하게 즐기는 Mini Romance & BL, 미로비 스토리
- BL 컬렉션 《뱀의 목줄을 쥔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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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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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2026.05.19 리디 단행본 최초 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