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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 액수가…… 사실입니까?”
“아, 봤으면서 뭘 또 물어. 상황 파악이 안 돼?”
“……죄송합니다.”
“뭘 죄송할 건 없고, 여기 사인하고 돈만 갚으면 아저씨가 죄송할 일은 없어.”
은규가 진수의 앞에 서류를 하나 더 꺼내 놓았다.
상단에는 ‘채무 변제 확약서’라고 쓰여 있었다. 뒤에는 다달이 갚아야 하는 액수가 적혀 있었다. 교수의 월급을 웃도는 돈이었다.
여기에 사인을 하는 순간,
진수의 아들이 가진 채무는 이제 진수에게로 옮겨질 것이었다.
*
“그, 선생님. 제발, 저 사람들한테 우리 여, 영규 좀 그만 쫓으라고 말씀을 좀.”
어찌 보면 진수에게 영규는 그의 인생에 거한 똥 덩어리를 안겨 주고 간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도움 하나 되지 않는 새끼를 그저 제 핏줄 하나 타고났다고 저렇게 애달프게 빌 수 있을 일인가. 요즘에는 제 새끼고 부모고 찾아가는 족족 손절이나 하지 이렇게까지 하는 이는 별로 없었다.
“어디까지 할 수 있는데?”
그래서, 갑자기 일었던 충동이었다. 은규의 질문에 진수가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거미줄처럼 실금이 간 뿔테 안경 때문에 진수의 눈이 보이지 않았다. 은규는 그의 콧잔등에 위태롭게 걸쳐 있는 안경을 거칠게 벗겨 냈다. 아, 한쪽 눈은 부을 대로 부어 제 모습이 아니었다. 반대쪽 눈에서는 줄줄 눈물을 흘려 내고 있었다. 그 갈색 눈동자를 물끄러미 보던 은규가 다시 한번 물었다.
“교수님, 어디까지 할 수 있냐고 물었어.”
* 가볍고 강렬하게 즐기는 Mini Romance & BL, 미로비 스토리
- BL 컬렉션 《내 아들의 채무인수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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